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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_ 서로를 향한 두려움에 대한 지각과 연민의 교감을 시작으로 마침내 평화의 합일을 이루다.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는 북유럽 바이킹 시대를 배경으로, 버크 섬에 정착한 한 부족과 이들을 둘러싼 드래곤들과의 생존 경쟁으로 '드래곤과 인간의 전쟁'이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러한 배경은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암울한 세계관을 떠올리게 했지만,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는 이보다 훨씬 더 일상적으로 드래곤들과의 대립이 빈번하며 전투에 참여하는 전사들의 희생을 부족의 명예라 여기며 칭송하는 등 호각을 다투면서 드래곤과 적대적인 문화적 설정을 보여줍니다.
주인공 '히컵'도 이러한 배경에서 그의 주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전투에 참여해 당당히 드래곤들을 무찔러 부족장인 아버지처럼 자랑스러운 바이킹이 되려고 하지만, 선천적으로 작은 체구의 불리한 신체적 조건과 겁이 많은 유약한 성격 탓에 칼이나 도끼 등 일반적인 무기를 들고 적과 근접하여 싸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 원거리에서 드래곤들과 싸우려고 합니다.
어느 날 밤 드래곤들이 부족을 공격하면서 '히컵'도 전투에 참여하게 되는데, 아직 전투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지 '히컵'은 자신을 제대로 방어하지도 못하고 그의 새로운 무기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타격으로 인해 전투에 별 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기만 하는 등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문제아로 인식이 됩니다.
부족장인 아버지에게 질타를 받으며 풀이 죽은 '히컵'은 남들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한밤 중의 전투에서 자신이 새로운 무기로 무언가를 맞춘 듯한 느낌이 들어 낮에 섬 주변을 돌아다니며 찾아보게 되는데 우연히 쓰러져 있는 검은 물체를 발견하며, 자신이 맞춘 목표물이 놀랍게도 드래곤이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히컵'이 공격했던 드래곤은 '나이트 퓨리' 종으로 인간에게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으며 바이킹이 역사적으로 번번히 싸움에 패배했던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어젯밤의 전투에서 꼬리 끝에 한쪽 날개를 잃어 더 이상 날지 못하고 부상이 심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포승줄에 묶인 채 힘 없는 드래곤을 마주한 '히컵'은 다른 바이킹처럼 드래곤을 죽이려고 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고 풀어줍니다. '투스리스'('히컵'이 드래곤에 붙여준 이름: Toothless '이빨이 없다'는 뜻)는 이러한 '히컵'이 위험한 존재가 아님을 인식하고 둘은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됩니다.
이후에 대사에서 '히컵'이 드래곤을 풀어준 이유로 겁이 많은 자신처럼 드래곤의 눈에서 자신을 향한 두려움을 발견하고 동질감을 느껴 상대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는데, 저는 여기에 감독의 꽤 깊은 철학이 담겨있는 것 같아 감탄하면서 영화를 감상하였던 것 같습니다.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여 적대시하고 위협했지만, 이것이 서로를 향한 어설픈 두려움이라는 공통점으로 시작한 대립이었음을 한 순간 그들이 깨닫게 되면서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며 관계가 처음으로 형성되는 모습은 마치 미지의 영역에 마침내 도달해 새로운 세상을 마주한 듯 경이롭게 느껴져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놀라운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것은 다른 대상과의 교감을 잘 보여준 연출로 아마도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이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잘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곧 이 영화의 중요 핵심인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한 부분을 제외하면,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시 비행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영화를 보신 많은 분들께서도 동감하실 것 같습니다.)
'히컵'이 한쪽 날개를 잃은 '투스리스'에게 인공 날개를 달아주고 재활 차 시험 비행을 하는데, 아무래도 비행이 낯선 탓에 갑자기 드래곤의 등에서 떨어지면서 목숨이 위험한 순간이 오게 되는데 이 때 공중에서 체류하면서 무중력 상태인 것처럼 고요해지고 슬로우 모션의 장면이 지나가면서 '투스리스'가 '히컵'을 다시 태워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2014)의 명장면이 떠올라 익숙한 듯 하지만 압권인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당연히 극의 재미를 위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상공에서 느낄 수 있는 광대하고 뛰어난 풍경에 취해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런 위기일발의 장면을 삽입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또한 '히컵'은 드래곤을 죽이는 데 혈안인 남들의 눈을 피해 남몰래 '투스리스'를 훈련시키는 도중 여자 주인공 '아스트리드'에게 뒤를 밟혀 그의 행적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에 당황한 '아스트리드'가 이 사실을 부족 사람들에게 누설하려고 하자 '히컵'은 드래곤에 대한 자신의 친화적인 생각을 그녀에게 열심히 설득하려 하고, 그게 잘 되지 않자 '투스리스'는 갑자기 이 둘을 태우고 고공 비행을 하게 되면서 결국 적대했던 '아스트리드'의 생각 또한 변화하게 됩니다.
'바다'와 '하늘'. 이 두 장소는 다르지만, 저는 왠지 모르게 ‘히컵’과 ‘아스트리드’가 함께 ‘투슬리스’를 타고 비행하는 장면에서 영화 <타이타닉> (1997)의 명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이전에 직접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두려움에 막혔지만, 실제의 행동을 통해 '모르는 두려움'에 대한 어려움을 넘어 두 팔을 벌려 자유를 만끽하는 두 인물의 동일한 포즈를 취하는 장면들은 교차되기에 충분한 공통점을 가진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해리포터와 불의 잔> (2005)에서 등장했던 무시무시한 용과 싸워 이겨야 하는 트리위저드 시합이 떠오르듯, 부족 내에서 용맹한 바이킹 전사의 자격을 얻기 위해 생포했던 위험한 드래곤들과 대적하는 실전 훈련에 돌입하게 되는데 남들은 전혀 모르게 '투스리스'와의 훈련 경험을 통해 터득한 드래곤을 무력하게 만드는 '히컵'만의 노하우를 통해 난관들을 문제 없이 해결하게 됩니다.
다른 동료들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애처롭게 드래곤과 싸우면서 당하기 일쑤인데, 이와 대비해 '히컵'은 너무나도 손 쉽게 아기 다루듯 드래곤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꽤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사실 다음 장면들에서는 애니메이션 원작에서 이미 봤던 내용과 동일해 이미 결말을 알고 있어 크게 와닿는 것은 없었는데, 일명 '여왕벌' 또는 '여왕'의 자리에 있는 '레드 데스'가 다른 드래곤들과는 비교가 안 되게 어마어마하게 거대하고 그 만큼 서열 1위인 드래곤으로 최종 보스로 등장하지만 별다른 악행을 보여주는 장면이 없었기에 이 드래곤의 죽음을 불쌍하게 여겼었으나 여러 정보를 찾아보니 (다른 드래곤들을 노예로 부리고 있다는 설정에 해당하는) 그 동안의 여러 악행들을 상세하게 알게 되면서 생각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나무위키
<알라딘> (2019)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재밌는 애니메이션 실사화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드림웍스’가 한 발자국 앞서 나가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드림웍스’ / ‘픽사’ / ‘디즈니’ 이 3사의 경쟁 구도는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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