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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를 털어서 응원해주실정도의 가치를 지닌 이 영화를 무코에서 나눔 받아 무척 인상깊게 감상했습니다. 진작 후기를 올렸어야 인지상정인데, 말을 고르다 늦었습니다. 늦었지만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무코님 마음처럼, 누군가 이 영화에 한번 더 작은 관심이라도 갖게하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우리로 치면 지방에서 도시로 상경한 사람들 처럼, 인도에서도 여러 억압된 환경들로 인해 뭄바이로 상경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인도의 빈부격차에서 예상할 수 있듯 뭄바이로 상경한 사람들은 빈부격차 및 (여성)차별, 신분제 등 여러 불합리한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각인되어, 서로를 선입견으로 바라봅니다.
꿈을 안고 상경한 뭄바이에서 간호사로 일하고있는 프라바. 그녀는 타국으로 돈을 벌러가 일년간 연락도 없는, 정략 결혼한 남편을 기다립니다. 같은 병원의 동료인 아누는 결혼하고 싶지 않으며 자유연애를 즐깁니다. 프라바는 그런 그녀를 문란하다고 나무랍니다. 또 한명의 직장동료인 파르바티는 오랫동안 거주한 집을 서류가 없다고 인정받지 못해 재건축으로 인해 쫓겨날 상황에 처합니다.
영화에서는 ‘화를 내지 않는 것’ 이 뭄바이 정신이라고 소개합니다. 고층빌딩에서 나오는 많은 빛들과 거리에서 벌어지는 행사에서의 화려한 조명과 대조되는, 전기가 끊긴 프라바티의 집을 프라바가 같이 정리하는 장면은 ‘화를 내지 않는 것’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게 합니다. 화를 나게 만드는 대상이 만들어낸 말인지, 화를 내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인지. 어떤 것이든 그런 마음가짐이 그들을 그렇게 미약하고 건조하게 버티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화를 내지 않는 것은 단순히 감정의 문제이지 행복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정전이 된 집에서 바라보는 그다지 멀지 않은 고층빌딩의 빛들. 그 빛에 비하면 참으로 하찮고 보잘것없는 빛도 허락되지 않는 현실은, 가까이 있지만 닿을 수 없는, 뭄바이로 상경한 인도인들이 품었을 희망과, 극복되지 않는 남루한 현실을 표현하기에 충분히 시렸습니다.
마지막에 바다에서 떠밀려 온, 마치 빛을 찾아 떠났으나 더 깊은 어둠에 허우적대다가 겨우 탈출한 듯한 한 남자를 응급조치로 구해내는 프라바. 사람들이 자신들을 부부인줄 착각한다는 그녀의 말이 무색하게 남자는 돌아오지 않은 남편으로 치환되면서 그와 프라바는 타국으로 떠난 노동자와 남은 부녀자를 상징하듯 대화를 나눕니다.
‘깊은 어둠 속에 있으면 빛을 상상하기 힘들다’ 는 남자의 이야기
하지만 그런 남자라도 이제는 함께할 수 없다고 말하는 여자의 대답.
이 둘의 건조하고도 절망적인 대화는, 각자의 깊은 어둠 속에서 더 이상 서로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한 이 둘의 모습은 희망을 꿈꿨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 깊은 어둠으로 다가가, 같은 처지의 서로 마저 품을 수 없는 현실을 덤덤하고도 안타깝게 보여주었습니다. 어쩌면 감정이라는 것도 그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접하지 못하면서, 깊게 단절되면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러니깐 현실로 인해 갈라선 몸뚱이와 그에 따라 교류할 수 없는 감정이 돌처럼 단단해지는 비극. 이것이 바로 인도의 차별과, 빈부격차이며 또 세계 어느곳에서도 볼 수 있는 비극이 아닐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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