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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브> (2025)
★ 3.5
_ 가벼운 '스토리' 무빙과, 잔재미를 담은 '개그' 잽 이후, 밀도 있는 '액션' 콤보로 깔끔한 마무리까지, 전체적인 '짜임새'가 좋았기에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영화 <하이파이브>는 '장기 기증, 기적이 되다'라는 문구가 차량 상단에 걸린 구급차가 지나가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 '완서'(이재인 역)는 심장 질환의 가족 병력을 가지고 있어 병원에 수시로 다녔으며, 최근 '심장' 기증을 받은 고등학생입니다. 이러한 '완서'의 아빠 '종민'(오정세 역)은 더 이상 자신의 가족(아내, 외조부 등)을 잃지 않기 위해 몸이 아픈 딸을 매 시간마다 연락하고 건강을 체크하면서 과잉보호라 할 만큼 걱정하고 챙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일반적인 장기 기증의 부작용이 하나도 없고 몸이 아주 건강해지는데, 이것이 특이하게도 '초능력'의 단계까지 가게 됩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달리는 차보다도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고, 무겁고 단단한 물체를 가뿐히 들거나 아주 쉽게 부실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됩니다.
초반에 '완서'의 능력을 보여주는 액션 장면은 이 영화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는데, 마치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을 연상하여 익숙한 맛이지만 기존의 히어로물들을 잘 믹스(섞고 결합)하여 화려한 CG와 타격감이 느껴지는 사운드를 통해 누구나 만족스러울 만큼 유쾌하게 '액션'을 잘 표현하였습니다. 약간 만화적인 감성도 있는데 그것이 그렇게 어색하거나 유치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배우 '이재인'의 털털하면서도 순수한 소녀 연기와 배우 '오정세'가 코믹하면서도 담백하게 쓱쓱 잘 넘어가는 탄탄한 연기가 어우러져 자칫하면 오글거릴 수 있는 점을 자연스러운 부녀 연기의 조화로 잘 커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초능력을 숨기고 있던 '완서'에게 어느 날 한 남자가 자신을 찾아와 말을 거는데, 기증자의 장기 기증으로 인한 초능력의 발생은 주인공 '완서'에게만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고 알려줍니다. 이 남자 '지성'(안재홍 역)은 폐 기증을 받았는데 엄청난 폐활량과 호흡으로 후 불면 돌풍을 일으키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지성'은 '완서'에게 같은 기증자에게 장기 기증을 받은 초능력자들을 찾아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히어로가 되기 위해 팀을 결성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렇게 한 명씩 한 명씩 총 5명의 팀원을 찾아 팀을 구성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팀원 중 '신장' 이식을 받은 '선녀'(라미란 역)는 초능력자의 공통 표식인 문신을 발견하지만 당장에 능력이 드러나지 않아 능력을 알지 못했는데, 이는 극이 위기 부분에 도달했을 때 와일드 카드로 발동하여 반전 요소의 재미를 주었습니다.
다소 클리셰가 묻어 있는 그림들이 많았지만 캐릭터에 약간의 새로움을 가미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오밀조밀하게 영화의 짜임새(구성과 배치)가 좋았기에 어떤 크게 거슬릴 만한 것 없이 나쁘지 않게 재밌게 봤습니다.
'각막' 이식을 받은 '기동'(유아인 역)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전기 신호의 흐름(전자파, 와이파이 등)을 파악하여 핑거 스냅을 통해 전원을 끄고 키는 등 전자 기기를 자유자재로 조정하여 정보나 위치를 파악하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슬롯머신'에 이용하여 떼돈을 벌어 부자가 되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나중에 깡패들에게 걸리긴 하지만요.
최근 논란이 있으나 유아인 배우의 연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너무나도 오글거리고 유치할 수 있는 배역이었지만, 그냥 그 사람 자체로 품고 있는 분위기나 강력한 아우라가 있는 배우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 압도적인 한 명이 바로 유아인 배우인 것 같습니다. 그 자체로 말 그대로 '아이콘'인 것 같아요. 카멜레온 같달까 어디에나 찰떡으로 어울립니다. 이번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그 캐릭터의 느낌을 적당히 아주 맛있게 가져왔습니다. 폼 나면서도 그것이 과장되지 않게 어디엔가 정말 실존할 것 같은 인물 그 자체가 됩니다.
유아인 배우와 안재홍 배우의 개그 콤비 장면은 안어울릴 것 같지만 부딪칠 때마다 <톰과 제리>처럼 아웅다웅할 때 합이 참 잘 맞으면서도, 특정 장면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또 그런대로 이야기가 잘 맞아 떨어지는 개연성으로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많은 다른 관객들이 이 두 배우가 나올 때마다 박장대소하면서 봤는데, 꽤 킬포 장면이였던 것 같습니다. ‘씬스틸러’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두 배우였습니다.
'간' 이식을 받은 '약선'(김희원 역)은 전투나 여러 위험 상황에서 힐러의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해독 능력이 있는 '간'의 의학적 특성을 잘 넣었던 것 같습니다. 연기도 경력이 많은 베테랑 배우여서 그런지 강할 땐 강하게 약할 땐 약하게 강약 조절을 잘 하여 극이 느슨하지 않게 이어가는 역할을 잘 소화했던 것 같습니다. 술에 취한 듯 마취 연기도 일품이었고요. 생각해보면 충분히 개그 포텐이 있는 배우들의 잔재미 포인트를 곳곳에 잘 포진시켜 지루하지 않게 재밌는 흐름을 이어지게 만들며 각 캐릭터의 능력에 맞게 예상치 못한 새로운 장면들로 웃음을 자연스럽게 유발시킨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악역 보스 격의 인물인 '영춘'은 사이비 교주로 영화의 첫 장면에서 말하는 기증의 '기적'과는 동음이의어지만 대척점에 서서 개인의 영화를 위해 잘못된 방식으로 초능력을 사용하는 인물입니다. '췌장'을 기증받았는데 다른 사람들의 젊음을 빼앗아 늙게 만들고, 자신은 젊음을 유지하면서 신도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며 그들 위에 신으로 군림하기 위해 능력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 많은 초능력을 갖기 위해 다른 5명의 능력자들을 유발하는 장기를 강제로 자신에게 이식하려고 납치하고 수술을 시키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게 됩니다.
‘이미 잘못된 길을 갔다는 것을 알기에 자신이 신이 되어야 한다’는 ‘영춘’의 마인드는 사이비 종교가 가진 범죄 심리의 정곡을 찔렀던 멘트로 개인적으로 종교에 흥미가 있어 아주 감탄하며 인상 깊게 봤습니다. 신의 존재를 전혀 믿지 않고 자신을 신격화 해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의 '죄의식'의 부재는 곱씹어 생각하면 할수록 무시무시한 발상입니다. 아마 많은 사이비 교주들은 내면에 이런 심리를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족이 길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 영화는 '장기 기증'이라는 초능력의 그럴듯한 '원인'을 세우고 거기에 각 캐릭터가 가진 초능력의 컨셉을 잘 부여한 뒤 다시 그에 맞게 '개그'와 '액션'의 살을 이어 붙인 캐릭터의 빌드업으로 인해 마치 착시 효과처럼 가벼운 스토리를 풍성해 보이게 만드는 데 큰 성공을 거둔 것 같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속적으로 아주 잘 짠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 교차하는 배우들의 케미도 정말 좋았고요.
약간 비현실적인 코믹과 히어로물의 만화적인 B급 감성이 물씬 풍겨 영화를 보기 전부터 불안감이 있었지만(이 영화를 보기 전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떠올랐습니다.), 언급했던 것처럼 5명의 '캐릭터' 짜임새가 무척이나 좋아 꽤 좋은 A급 액션 영화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깊은 감동보다는, 무더운 여름의 더위가 닥쳐오기 전 가볍게 머리를 비우고 시원시원한 액션으로 간단히 등목을 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극장에서 마음 편하게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하이파이브> 관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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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그니처 아트카드 (2025. 6. 1.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제가 예매할 때는 10명 안팎이었는데, 관에 들어가니 생각과 달리 거의 빈 자리가 없어 깜짝 놀랐습니다. 관을 잘못 들어온 줄 알았어요. 상영관 내에서나 엘레베이터에서 들려오는 관객들 반응도 너무 좋았고요. 입소문 좀 타면 <야당>(2025)을 넘어서는 흥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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