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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얼간이 (2009) ★ 4.5
_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의 시각으로 이 땅을 바라보며.
영화 <세 얼간이>는 인도의 일류 명문 대학 공대를 배경으로 '란초', '파르한', '라주' 3명의 공학도가 대학생 시절 겪었던 추억을 회상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주요 인물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면, 먼저 '란초'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먼치킨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학점'과 '취업'을 우선하여 좋은 성적만을 위해 경쟁하는 학교 시스템에 불만을 갖고 자신이 좋아하는 공학을 배우는 것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파르한'은 아버지가 아들이 사회적 성공이 보장된 공학자로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끌려 대학에 온 케이스로, 자신이 원했던 동물 사진 작가의 꿈을 내려놓고 본인의 의지가 아닌 아버지의 바람대로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라주'는 과학(공학)을 좋아하지만, 전신마비인 아버지와 결혼 적령기를 놓쳐버린 누나, 그리고 이들을 돌보는 어머니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을 겪고 있는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과 마음의 짐에 짓눌린 인물입니다.
이 셋은 좌충우돌 우당탕탕 여러 사건 · 사고를 겪으며 누구보다도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끈끈한 우정을 쌓으면서 여러 난관들을 헤쳐나가게 됩니다. 덕분에 영화를 보면서 개그 컨셉의 장면들이 많아 지루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171분의 러닝타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영화가 킬링타임용으로 그저 시간만 때우는 영화는 아닙니다. 꽤나 '철학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들어갑니다. 이것을 중심으로 리뷰를 하고 싶습니다.
주인공 '란초'는 어려움이 올 때마다 '알 이즈 웰(All is well)'을 주문처럼 연신 되내입니다. 이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문제를 바로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마음 속에 잠식되어 있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앞으로 갈 수 있는 용기를 복돋아 주는 마인드로 단순하지만 '파르한'과 '라주'가 겪고 있는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가치관으로 작용합니다.
이 영화는 2009년 작품이지만 현재까지도 여러 청춘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잘 반영한 것 같습니다. '파르한'은 안정적인 직업을 향해 누군가를 따라가고 있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포기했기에 그의 내면은 항상 공허했을 것이고, '라주'는 자신의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매일 기도하면서 항상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있어 삶의 짐을 인 상태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사실 '란초'는 훨씬 더 어려웠던 자신의 비밀스러운 삶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경험하고 극복하고 넘어서 살아왔기에 '두려움'에 벗어나고 필요한 '용기'를 갖춘 사람으로 성장해온 것 같습니다. 자신의 신념과 삶의 방식으로 옆에 있는 친구들을 자연스럽게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면서 삶에 변혁을 줄 만한 도움을 주는 조력자이자 멘토가 됩니다. 이런 사람을 내 곁에 둔다면 얼마나 든든하고 위로가 될까요?
사족이지만 개인적으로 ‘란초’ 역을 연기한 배우 ‘아미르 칸’을 보고 있으면 왠지 <죽은 시인의 사회>의 ‘로빈 윌리엄스’가 떠오릅니다. 푸근한 인상과 따뜻한 인품으로 주변 사람들을 품어주고 자신의 이상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인생의 가치관으로 뚝심 있게 흔들리는 주변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인물의 역할은 두 배우에게 공통적으로 풍겨오는 어떤 겹쳐지는 이미지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파르한'이 참 많이 부러웠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그를 지지해주는 친구와 가족들이 있어 무척이나 행복해보였습니다.
<세 얼간이>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이야기이지만 이것을 유쾌하면서도 진심을 담아 전체적으로 가볍게 쭉 잘 이끌고 나가는 영화였습니다. 감독의 의도대로 '재미'와 '감동' 모두 훌륭히 잡아내는 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성공에는 얽히고 섥힌 스토리 라인을 잘 쓴 것도 있겠지만, 그것을 날림이 없으면서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스토리 텔링의 연출 능력이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봐도 재밌는 인도 영화 중 하나로,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는 ‘라주’를 떠올리면 무언가 매너리즘에 빠져 있거나 삶의 의욕이 많이 없어졌을 때 봐도 좋을 힐링 영화인 것 같습니다.
가장 불안했던 시기, 내 옆에 늘 함께 울고 웃으며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쳐주던 친구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떠올리며 이 글을 마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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