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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 (2025)
★ 3.5 _ 가볍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연인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영화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2016)만 보았고, 사실 최근까지 이 감독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영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감독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저에게 임팩트가 워낙에 강했던 좋은 로맨스 영화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영화의 설정이 매우 신박했고, 배우들의 서정적인 감정 연기도 좋았는데, 전체적으로 영화를 둘러싼 청순하면서도 은은하게 아련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이 감독의 뛰어난 연출 능력이 컸음을 이번에 개봉한 영화를 보면서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리뷰할 영화의 초반부를 말씀 드리자면, 먼저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는 아주 빠르게 두 사람의 관계가 만들어지는 시간을 타이트하게 잡으면서 그 외의 것들을 아주 과감히 압축하고 생략해 넘어갑니다. 이 점이 물 흐르듯 잘 표현되어 저는 아주 좋았습니다. 딱 포인트가 될 만한 ‘우연적인 첫 만남’과 본격적인 ‘연인 관계의 시작’ 장면을 밀도 있게 잡아내고, 그 밖에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일상의 장면들을 휘리릭 넘기면서 전개를 리드미컬하게 잘 살려냈습니다. (마치 바쁜 뉴욕 거리의 일상이 떠오르듯 활기찬 음악의 삽입도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된 설정인 ‘연인이 없는 평행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면서(정확히는 당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줄거리를 축약하면,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던 SF 소설가를 지망하는 문학부 남학생이 가수를 꿈꾸는 여학생을 만나 사랑하고 사회적 성공을 얻지만 거기에만 몰두해 여자에게 소홀해지면서 권태를 겪게 되고 어느 날 갑자기 그녀가 없는 평행 세계에 오면서 자신의 오해와 잘못을 깨달으며 문제를 해결하려 고군분투하는 내용입니다.
여주인공의 노래를 통해 이 영화의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본인의 세계(삶)가 결국 당신을 만나며 드러나고 구분되며 정립된다는 이야기를 말해줍니다. 그러한 인지와 깨달음을 말해주는 것이 이 영화의 요지인 것 같습니다. 허스키하면서 약간 중성적인 미성의 음색인 보컬이 아주 매력적이고, 영화 초반에 미완의 어쿠스틱 사운드와 영화 후반에 마침내 완성된 밴드의 멜로디가 영화 내용과 수미상관으로 이어지며 가사의 철학적인 면과 맞물려 노래가 정말 좋았습니다.
중반부에 조금 오글거리거나 늘어지는 면이 있기는 했지만, 주·조연의 소소한 개그 코드 덕분인지 재밌게 웃으면서 보는 커플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전작들에 비해 많이 가볍고 진부할 수 있지만, 이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진심 어린 순수한 연기로 단점을 잘 커버한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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