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곡 롯시에서 진행 중인 제7회 아프리카 영화제를 수요일에 다녀왔습니다.
감사하게도 가까운 곳에서 해주어서 보기 상영 기회가 적은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어 좋았네요.
지금은 많은 좌석들이 매진일텐데, 제가 갔을 때는 (76석짜리 작은 상영관에) 4~5석 정도 상영 직전에 예매 취소가 된 상태였고, 그렇지 않은 자리들도 10~20% 정도 노쇼가 보였습니다.
생각보다 노쇼가 많다고 생각되어 누구라도 안 올 바에 예매를 취소해서 다른 분들이 갈 수 있게 하는 게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제 영화들은 정시 상영을 하는 편이라 여타 영화관처럼 10분 늦게 들어가면 앞부분을 놓칩니다.
영화 상영 10분 전부터는 화면에 영상이 나오는데, 영화제에 상영하는 작품들의 감독 인터뷰, 그리고 상영 작품들의 짧은 소개가 나와 좋았습니다.
혹은 지하 1층에 작은 부스가 있어 프로그램 시간표와 상영작들에 대한 소개가 있는 책자도 비치되어 있으니, 보는 것도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관람할 영화 선정은 사전에 여러가지 알아보기 보다
단순히 관람 가능한 시간대에 상영하는 영화를 예매해 두고 가서 복불복의 여지가 좀 있었네요.
첫 번째로 본 영화는 <마을을 지켜라!>였습니다.
부르키나파소의 일라두 바디니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라고 하더라고요.
https://www.imdb.com/title/tt36169178/?ref_=mv_close
iMDB에도 정보가 제한적인 걸 보면 국제적으로 개봉하진 않은 작품인가 싶습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시골 마을에 테러범들이 들이닥쳐 촌장을 살해하고 마을 사람들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영화는 주인공 마무드가 촌장 대리를 맡게 되며 일어나는 상황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가 다소 심각할 수도 있는 일을 다루고 있지만,
아주 무게감 있는 방식보단 일상적인 소동극 같은 톤으로 전개가 되고,
상영시간도 두 시간에 가까워서 속도감 있는 전개가 있는 편은 아닙니다.
주연 및 여타 배우들의 연기도 아마추어에 가까운 어색함이 느껴졌고,
실제 마을 사람들이 엑스트라로 나오는 것도 같았지만,
그래도 이 영화만의 전개를 통해 메시지를 풀어낸 방식이 흥미로웠습니다.
나쁜 영화는 아니지만, 여러 가지 영화를 두고 무얼 보아야 할까 고민이 되신다면
이 영화는 좀 차선으로 미루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 본 영화는 <붉은 아이들의 길>입니다.
튀니지의 로피 아슈르 감독의 작품으로, <올파와 딸들>에 이어 올해만 해도 두 편의 좋은 튀니지 영화를 만나게 되었다는 인상이 든 작품이었습니다.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라고 하는데 연출도 괜찮아서 전작이 궁금해지더라고요.
<붉은 아이들의 길>과 <올파와 딸들> 모두 실화에 기반을 하고 있는데,
각 사건을 영화라는 예술로 잘 풀어내지 않았나 합니다. (다큐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데,
성적인 묘사는 없고, 폭력성이 자주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영화 속 테러리스트들이 자행한 한 사건 때문에 해당 등급을 받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가 대사가 많지 않은 편이지만, 영화 속 일어나는 사건을 겪은 소년의 다양한 심정이 좋은 연기와 괜찮은 연출로 묘사되어 무척 몰입감 있게 봤습니다.
여러 말 할 필요 없이 <붉은 아이들의 길>은 아프리카 영화제에서 한시적으로만 보기에 정말 아쉬웠고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해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할 정도로 인상이 깊었습니다.
남은 영화제 기간 동안 몇 편 더 볼 예정이지만, 혹시나 앞으로 가실 분들께 참고가 될까 하여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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