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의 나흘 밤>
다리에서 우연히 만난 젊은 남녀가 나흘 동안 밤마다 서로간의 속내와 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생기는 이야기
고독하면서도 몽상적인 한 남성이 어떤 남녀간의 사랑에 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되면서 생기는 미묘한 관계와 아리송한 내면, 대사들이 주는 매혹적이고 몽환적인 감성이 좋았습니다.
흔히 지나가다가 볼 수 있는 일상 속 광경들과 녹음기, 그림 등으로 만들어내는 운치있고 세련된 예술적 감각, 낭만있고 관능적인 영화의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네요
사실 영화는 그렇게까지 묵직하거나 세밀한 서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보면서 마치 옆에서 관찰하듯이 남녀간의 내면을 자유롭게 느끼고 상상하면서 보게 되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CGV 아트하우스 파격과 상상 기획전 벌써부터 마음에 드네요
별점 : 3.5 / 5
<걸어도 걸어도>
근 10년만에 다시 봤는데 예전에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어쩌면 표면적으로는 그리 특별하지 않은 가족이라고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세밀하면서도 섬세한 심리 묘사를 자랑하는 각본, 탄탄한 연출과 전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조용하면서도 은은하게 눈을 사로잡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굵직한 사건들보다는 대부분 실내에서 가족 간의 일상적인 대화가 중심이 되는데 숨겨왔던 속사정과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내비치면서 은근히 심리전의 형태를 띄기도 하고 여러 세대에서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감대와 갈등을 설득력있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굴레를 되돌아보게끔 하고 인생사를 꿰뚫는 깊은 통찰력을 지닌 영화라고 생각이 드네요. 드라마틱한 전개나 연출 없이도 깊은 감정적 울림을 가진게 또 좋더라구요
워낙 가족을 소재로 영화를 많이 만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지만 그중에서도 상실감이라는 감정을 가장 잘 다루는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몇몇 뼈굵은 대사들도 그렇고 다 보고난 후에 제목을 곰씹어보면 머릿속에 스쳐가는게 참 많은게 영화 정말 좋네요
별점 : 4.3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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